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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1박 2일 여행 코스 추천

by 뀰이 2025.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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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의 봄사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기분, 특히 봄이면 더 심해지죠. 쌀쌀함이 가시고, 햇살이 포근해질 때쯤이면 평소보다 더 걷고 싶고, 하늘도 더 자주 올려다보게 되잖아요. 이번엔 그런 봄날에 잘 어울리는 국내 여행지, 속초로 향해봤어요. 산과 바다, 그리고 일상에 없던 여유가 함께 있는 도시. 저는 1박 2일이라는 짧은 일정이었지만, 충분히 기억에 남을 만큼 따뜻한 여행이었어요. 그 여정을 천천히 소개해볼게요.

첫째 날 - 설악산, 바다 그리고 느릿한 오후

아침 일찍 도착한 속초는 공기부터 다르게 느껴졌어요. 첫 일정은 설악산 국립공원. 사람들로 북적이기 전 이른 시간에 방문하면 훨씬 조용하게 즐길 수 있어요. 저는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 전망대까지 올라갔는데요, 아직 설산의 흔적이 남아 있어서 겨울 끝자락을 느끼며 봄을 맞이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내려다보이는 시내와 동해 풍경은 그저 감탄만 나오는 멋진 뷰였고요.

산에서 내려와 점심은 설악산 입구 인근의 봉포잠수부집에서 먹었어요. 해산물로 만든 따뜻한 국물 요리와 성게비빔밥이 유명한 곳이에요. 음식이 하나하나 정갈하고 깊은 맛이 나서, 등산 후 지친 몸에 든든하게 에너지를 채워줬어요.

점심 이후엔 속초해수욕장으로 자리를 옮겼어요. 모래사장은 조용했고, 파도는 여전히 규칙적으로 밀려오고 있었죠. 바다를 바라보며 가볍게 걷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렇게 몇 걸음 걷고 나니, 오후 햇살이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해가 기울 무렵엔 카페 루카 362에 들렀어요. 청초호 바로 앞에 위치한 이곳은 유리창 밖으로 호수 뷰가 탁 트여 있어서, 자리만 잘 잡으면 풍경 하나로 커피 맛이 두 배가 돼요. 루프탑에서 마시는 커피는 바람과 햇살, 잔잔한 물결이 함께해 줘서 그저 멍하니 바라보게 되는 순간이 많았어요. 분위기가 좋아서 사진 찍기에도 좋고, 연인이나 친구끼리 와도 참 만족스러울 공간이에요.

저녁엔 속초 중앙시장을 찾았어요. 유명한 만석닭강정은 역시 대기줄이 있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맛이었어요. 여기에 회오리감자와 오징어순대까지 챙겨서 간단하게 포장했고요. 시장 특유의 활기와 음식 냄새는 여행의 또 다른 재미 중 하나인 것 같아요.

하루를 마무리할 숙소는 라마다 속초 호텔. 바닷가 바로 앞에 있어서 창문을 열면 파도 소리가 들려오는 곳이에요. 객실도 깨끗하고 아늑해서 여행의 피로를 풀기 충분했죠. 조명이 어스름한 밤바다를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건 정말 여운이 깊었어요.

 둘째 날 - 고요한 아침과 봄의 흔적

둘째 날은 이른 새벽부터 시작했어요. 속초해변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숙소에서 나와보니, 바다는 조용하고 하늘은 서서히 붉게 물들고 있었어요. 사람도 거의 없어 파도 소리만 또렷하게 들리던 그 순간은 지금도 눈에 선해요.

아침은 조식을 생략하고 브래드앤서피라는 바닷가 카페에서 브런치를 선택했어요. 창밖엔 파란 바다가 펼쳐지고, 따뜻한 커피 한 잔과 샌드위치로 시작하는 아침은 생각보다 더 여유롭고 고요했어요. 조용한 음악과 함께하니 속이 편안해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식사 후엔 영랑호 둘레길로 향했어요. 속초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차로 10분도 채 걸리지 않아서 부담 없어요. 호수 주변 산책길은 잘 정비돼 있고, 봄에는 벚꽃이 호수 위로 그림자처럼 드리워져서 정말 아름다워요. 도심의 분주함을 잠시 잊고 자연 속을 걷는 이 시간만큼은 속초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어요.

마지막 식사는 청초수물회에서 마무리했어요. 시원한 육수에 탱글한 회가 푸짐하게 들어 있는 물회는 봄날의 마무리로 딱이에요. 새콤하고 개운한 맛이 여행의 피로까지 씻겨주는 기분이었죠.

돌아가기 전, 아바이마을에 잠깐 들러 갯배를 탔어요. 짧지만 직접 손으로 끄는 배는 소소한 재미가 있었고, 마을 안쪽 골목은 옛스러운 감성 덕분에 사진도 예쁘게 나와요. 화려하진 않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마지막 코스였어요.

속초는 뭔가 꾸미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힐링이 되는 도시 같아요. 바다와 산, 음식과 분위기, 그리고 사람들까지 모두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곳.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쉬어가기 딱 좋은 여행지였어요. 이번 봄, 마음에 여유를 담고 싶다면 속초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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